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 "트리플링 막을 골든타임 이달말…넘기면 현장 붕괴"
"트리플링 막을 기회 있었지만 의협, 책임있는 대응 못해" 비판
"새 정부, 의료 100년 대계 위한 완전히 새로운 의료시스템 만들어야"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서울시의사회가 의과대학 3개 학년이 동시 입학·수업하는 '트리플링' 사태를 막기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이 이달 말까지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 시기를 넘기면 전국 다수 의대에서 복귀 절차가 사실상 불가능해져, 교육현장의 붕괴와 의료 인력 양성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은 16일 서울시의사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트리플링 사태를 막을 수 있는 기회가 6월 말까지 3주도 남지 않았다"며 "의협에서 6월 말까지 아무런 정책 제시가 없다면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대학들이 유급·제적 행정 처리를 마치는 1학기 말까지는 의대생들이 복귀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서울시의사회는 2024·2025학번 재학생과 2026학번 신입생이 동시에 1학년 수업을 받게 되는 트리플링 사태가 발생할 경우 의대 교육의 질적 붕괴는 물론 수련 과정과 전공의 진입 지연 등 연쇄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문제 해결에 책임 있는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황 회장은 "지난해 12월, 지난 2월, 5월까지 트리플링을 막을 수 있는 기회가 3번 있었다"며 "의협이 책임 있는 결정이나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면 지금과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의사회는 법률·행정 자문단을 구성해 유급·제적 위기에 놓인 전공의·의대생을 도울 예정이다. 또 병·의원 임상 연수 프로그램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복귀 학생 장학금 지원 방안, 의정갈등 사태를 되돌아보기 위한 백일장 개최도 검토하고 있다.
황 회장은 새 정부를 향해 "앞으로 5년간 의료 백년대계를 준비한다는 책임감으로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의정 갈등은 단순히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돌아간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라며 "당연지정제를 기반으로 한 건강보험 체계 전반을 재검토하는 등 사회 전체의 변화를 아우르는 새로운 의료시스템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의료계 간 신뢰 회복도 강조했다. 그는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들이 의료·교육 현장을 떠난 이유는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며 "의대생 복귀 문제도 '복귀하지 않으면 유급'이라는 식의 초법적인 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과감한 재정 투입도 요청했다. 그는 "이국종 교수가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순간에 왜 의사가 거즈의 개수를 세어야 하느냐'고 외친 것처럼 이런 환경에서는 환자를 살리기 어렵다"며 "이재명 정부는 과감한 의료 재정 투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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