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판' 이란 체류 교민 20여명, 투르크메니스탄으로 대피
약 30여시간 동안 1200km 달려 육로 대피
- 정윤영 기자,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임여익 기자 =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하는 가운데, 이란에 체류 중이던 우리 국민 일부가 인접국인 투르크메니스탄으로 무사히 대피했다.
외교부는 19일 이란에 체류 중이던 우리 국민과 가족 등 20여 명을 육로로 안전하게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7일 오전 테헤란에서 출발해 30여시간 만인 18일 밤(한국시간 19일 새벽), 투르크메니스탄에 도착했다고 한다. 대피한 이들은 한국인 18명과 이란 국적의 가족 2명이다.
이번 대피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공방으로 이란 영공이 폐쇄돼 민간 항공편의 이용이 어려워진 가운데 이뤄졌다. 외교부는 "전황, 대피 수요, 도로·영공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안전한 시점에 이동을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외교부 본부에서 해외안전상황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신속대응팀을 투르크메니스탄에 파견하고, 현지 대사관과 협력해 교민들에게 임차버스와 숙소, 항공편 안내 등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 대피 과정에는 주이란대사관 직원들도 직접 동행했다고 한다. 교민과 가족들은 약 1200km를 버스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휴식 없이 달릴 경우 약 16시간이 소요되는 거리지만, 도로 및 공습 상황 등으로 이동 중 휴식을 취하거나 이동이 중지되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이란 체류 우리 국민 보호를 위한 조치를 논의해 왔다. 지난 17일 오후 1시부터는 이란 전역에 여행경보 3단계(출국권고)를 발령하고 현지 방문 계획이 있는 국민들에게는 여행 취소 또는 연기를 권고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우리 국민의 안전한 대피를 위해 외교 경로를 통해 관련국의 협조를 지속 요청해 왔다"라며 "이스라엘과 이란에 체류 중인 국민들은 조속히 출국하고, 대사관 안내에 따라 신변안전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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