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산업 꽃피는 美…서학개미 '코인주' 4000억원 베팅[서학망원경]
가상자산 제도화 발판 마련 앞두고 투심 몰려…최근 법안 통과
가상자산 전반 투자 수요…국내선 관련주 '카카오페이' 급등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투자자들)들이 최근 미국 증시에서 '코인' 관련 종목에 4000억 원 넘게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스테이블코인 법안이 상원을 통과한 가운데 가상자산 전반으로 투자심리가 더욱 달아오를지 주목된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1개월(5월 18일~6월 17일)간 스테이블 코인 USDC를 발행하는 써클(Circle Internet)을 1억 2608만 달러(1734억 원) 순매수했다. 써클은 이 기간 서학개미 순매수 4위에 올랐다.
써클은 미국 달러와 연동하는 서클은 테더(USDT)에 이은 세계 2위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다. 스테이블 코인이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달러 등 특정 자산에 가치를 고정한 암호화폐다. 이 같은 기대 속에 지난 5일 상장한 써클 주가는 17일 종가 기준으로 116% 올랐다.
미국 의회가 스테이블 코인 법안인 '지니어스 법(GENIUS Act)' 통과를 추진하며 투자 수요가 몰렸다. 이 법안은 최초의 연방 차원 스테이블 코인 규제 법안으로, 미국 달러 등 실물 자산에 연동된 결제용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 명확한 발행 요건·준비금 규정·감독체계 등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법안 통과로 스테이블 코인이 제도권에서 공식적인 인정을 받으면 은행·전통 금융기관·빅테크 기업의 시장 진입이 활발해질 전망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스테이블 코인의 제도권 편입이 가상자산 전반으로 관련 수혜가 퍼져나갈 수 있다는 기대감도 확산했다. 법안은 지난 17일(현지 시각) 미 상원을 통과했다.
스테이블코인 관련 기대감은 써클을 넘어 가상자산 전반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같은 기간 투자자 순매수 5위는 'TIDAL TRUST II YIELDMAX MSTR OPTION INCOME STRATEG'(1억 1514만 달러·1584억 원)가 차지했다. 이 상품은 세계 최대 수준의 비트코인 보유 기업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주가 수익률을 따르되 콜옵션을 매도해 매월 분배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이외에도 이더리움 선물 가격을 2배 레버리지로 추종하는 VOLATILITY SHARES TRUST 2X ETHER ETF를 3270만 달러(450억 원) 순매수했고,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자체도 1686만 달러(232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순매수 상위 50개 종목 중 코인 관련 종목만 2억 9078만 달러(4001억 원)가 유입됐다.
조태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을 중심으로 암호화폐 시장의 제도권 편입이 급속도로 진전되는 중"이라며 "규제 변화는 기관투자자의 시장 진입을 촉진하며, 암호화폐 산업이 기존 금융시스템에 더욱 깊숙이 녹아드는 배경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스테이블코인은 향후 금융시장에 구조적 변화를 만들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제도화 기대감은 국내 시장에서도 퍼지고 있다. 지난해 출범한 가상자산위원회는 주요 안건 중 하나로 스테이블코인을 지목한 바 있고,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디지털자산을 명확히 정의하고 발행자 인가 조건을 상향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관련주도 급등했다. 향후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할 것으로 전망되는 카카오페이는 종가 기준 지난 9일 3만 8100원에서 시작해 전날 6만 800원까지 59.58% 올랐다. 36만 건 수준이었던 일일 거래량도 적게는 200만 건, 많게는 514만 건까지 대폭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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