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코스피가 3년 6개월여만에 종가 기준 3000선을 탈환했다. 이전 '삼천피'는 코로나 급락장때 증시 구원투수로 등장한 동학개미들이 대거 몰린 때다. '돌아온 삼천피'에 그간 고점에 물려 오랜 시간 버텨온 개미들은 원금 회복 가능성에 환호하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4.1포인트(p)(1.48%) 상승한 3021.84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한 것은 장중 기준으로는 2022년 1월 3일 이후, 종가 기준으로는 2021년 12월 28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는 2021년 1월 7일 종가 기준 처음으로 3000선을 넘어섰고, 같은 해 7월 6일 사상 최고치인 3305.21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2년 1월 3일(장중 3010.77)을 끝으로 단 한번도 3000선을 넘기지 못했다. 작년 말까지 2200~2800선 박스권에 갇혔다.

코스피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사이 미국 증시는 상승 랠리를 이어갔다. 이에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표현까지 생겨났고 일부 동학개미들은 미장으로 투자처를 옮겼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2년 반 만에 3배로 불어났다. 2022년 말(결제일 기준) 442억 달러(약 60조 7087억 원) 수준이었던 보관금액은 이달 18일 1211억 달러(약 166조 3309억 원)까지 증가했다.

해외로 떠난 서학개미들도 돌아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증시 대기자금 성격을 띠는 투자자예탁금은 올해 들어 17.26% 급증했다.

최근 급등장이 연출됐지만 증시가 과열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통상 상승장에서는 신용을 활용하는 레버리지 베팅 자금이 늘어나고 레버리지 베팅이 늘어날수록 증시 과열 신호로 간주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지수 상승률에 비해 신용잔고 증가율이 높지 않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달 4일부터 19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10.33% 오른 가운데 같은 기간 코스피 신용잔고는 8.7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부진한 증시 속에서도 국장을 지켜온 개인투자자들이 원금을 온전히 회복하려면 갈 길이 남아 있다.

코스피가 전고점(3305.21)에 도달하려면 9.38%(283.37p) 더 올라야 한다.

대표 '국민주'로 통하는 삼성전자(005930)도 전고점(종가 9만 1000원)을 회복하려면 52.94%(3만 1500원) 더 상승해야 한다.

김학균 신영증권(001720) 리서치센터장은 "3000보다는 오히려 전고점이 의미가 있다"며 "주가가 신고가를 낸다는 거는 기존에 움직였던 틀을 벗어난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말처럼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 아닌 '국장 복귀는 지능순'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취임 1주일 만에 한국거래소를 직접 찾아 "이제 국장(국내증시)으로 되돌아오는 것이 지능순이라는 얘기가 나오게 하면 주식시장은 상당히 빨리 정상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광혁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향후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을 구체화하고 기업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면 오버슈팅(단기 급상승)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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