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재준 한병찬 기자 = 우리나라를 미국·중국과 함께 인공지능(AI) 3강으로 만들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구상이 첫발을 내디뎠다.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위해 전 주기 지원 체제를 구축하는 시행령이 국무회의에서 의결, 21일부터 시행된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부터 AI 인재 육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궁극적으로는 AI 생태계 구축을 통해 산업은 물론 경제·사회를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어서 AI 로드맵이 이재명 정부의 경제 정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할 거란 관측이다.

2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19일) 열린 제26차 국무회의에서 '국가과학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이공계지원 특별법(이공계지원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의결된 시행령은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입법된 이공계지원법 개정안의 후속 조치 성격이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원생까지, 신진·중견·고경력으로 이어지는 이공계 전 주기 인재를 촘촘하게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행령 개정에 따라 정부는 이공계 인재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연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연구기관마다 제각각인 지원 기준을 통일화하는 표준 지침을 만든다.

이공계 대학생·대학원생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불안정한 상태에서 연구하던 포닥(Post-Doc, 박사 후 연구원)에 대한 지원 근거도 명확히 했다. 아울러 해외 인재 유치를 위한 연구장려금 제공도 명문화했다.

이같은 시행령 내용은 이 대통령의 공약과도 맞닿아 있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AI 성패는 결국 사람의 역량에 달려 있다"며 관련 인재 양성을 위한 지원책을 약속했다. 우수한 AI 인재에 대해서는 파격적인 보상 체계를 마련하고 생애주기별 맞춤형 AI 교육 체계도 구축한다는 것. 해외 우수인재 유치를 위한 인센티브 제도 구축도 공약에 담겼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공계지원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약속한 공약의 실현이자 실행"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 담당 국무위원들에게 "국내 고용 상황이 악화하지 않는 선에서 해외 우수 인력 유치 방안을 찾아 보고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이 대통령의 'AI 구상' 실현을 위한 첫발이라는 평가다. 이재명 정부에서 신설된 AI미래기획수석실과 관련 부처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로드맵도 수립될 것으로 보인다. 임기 내에 확실하게 AI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다.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은 전날 "지금 인공지능이 전 세계 국가경쟁력을 좌우하고, 국가의 미래를, 존망을 좌우하는 시기인 것 같다"며 "앞으로 3년 동안이, 길면 5년 동안이 인공지능 시대에 굉장히 중요한 골든타임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국정기획위원회 차원에서 관련 부처와 로드맵 수립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 대통령의 AI 세계 3대 강국 진입 공약 실현을 위해 5년간 12조 3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국정기획위에 보고했다. 오는 2030년까지 AI 3대 강국 위상 확립을 위해 민관 차원에서 AI 분야에서 100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궁극적으로는 (AI) 생태계의 성장을 이끌고, 생태계를 통해 전체 산업, 경제, 사회가 발전하는 방향으로 로드맵을 잡고 나가야 할 것"이라며 "생태계 전체 기준으로 보면 AI 3위권 국가 중에서 (한국은) 상당히 경쟁력이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 있는 수십만의 스타트업을 잘 갖춘 기반 위에서 만든 다양한 혁신적 서비스, 산업에 적용한 경험으로 글로벌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게 우리의 AI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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