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2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1부(부장판사 임은하 김용두 최성수)는 강제동원 피해자 김한수 씨가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1억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김 씨 측은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2018년 대법원 최종 판결 이전에 완성됐다고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을 펴 왔다. 1심은 소멸시효 도과를 이유로 원고 패소로 판결했지만, 2심 재판부는 김 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2012년 5월 24일 대법원에서 개인 청구권이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소멸하지 않았다는 판단이 나왔고, 파기환송심을 거쳐 2018년 10월 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최종 확정된 바 있다.

이후 하급심에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승소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원고가 주장하는 손해배상 청구권은 일본 정부의 한반도에 대한 불법적 식민 지배, 침략전쟁 수행과 직결된 일본 기업의 반인도적 불법행위를 전제로 하는 강제동원 피해자의 일본 기업에 대한 위자료 청구권"이라며 "이는 청구권 협정의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쓰비시중공업 측은 "대한민국과 일본 사이 국교가 정상화된 1965년부터, 혹은 다른 피징용자들이 소송을 제기한 2000년 5월 또는 적어도 2012년 판결 선고 무렵에는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권리(손해배상 청구권)를 행사하는 데 법률적, 사실적 장애 사유가 존재하지 않았다"며 소송이 제기된 2019년 4월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2012년 판결은 파기환송 취지 판결로 그로써 당사자들의 권리가 확정적으로 인정된 것이 아니었다"며 "2018년 전원합의체의 판결 선고로 비로소 대한민국 내에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사법적 구제 가능성이 확실하게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전원합의체 판결로부터) 3년이 지나기 이전에 소송을 제기했으므로 소멸시효 항변은 이유 없다"고 밝혔다.

1918년 황해도에서 태어난 김 씨는 26세가 되던 1944년 일본 나가사키현에 있는 미쓰비시 조선소에 징용됐다. 열악한 식사와 강압적 환경을 견디며 일했고 1945년 나가사키 원폭 투하 당시 폭심지에서 3㎞ 떨어진 작업장에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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