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사건을 맡은 민중기 특검이 특검보 인선에 속도를 내며 출항 준비에 한창이다.

김 여사 사건은 여러 의혹이 동시에 제기된 데다 이미 검찰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되거나 또는 처분까지 이뤄진 상황에서 수사를 진행해야 하는 점에서 수사의 범위와 방식, 기존 수사 및 확정 판결과의 충돌 가능성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법'(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은 김 여사를 둘러싼 16개 의혹을 수사한다.

주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명품백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의 국정 개입 의혹 등이다.

이외에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제21대·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공천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의혹도 포함됐다. 특검이 인지한 관련 범죄도 수사할 수 있어 향후 수사 범위는 확대될 수 있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경우 서울중앙지검이 김 여사를 한 차례 조사한 뒤 지난해 10월 무혐의 처분을 내렸으나 6개월 만에 재기수사가 결정돼 현재 서울고검이 수사 중이다. 김 여사는 대선 등을 이유로 검찰의 조사 요구를 거부해 왔는데, 김 여사 소환 조사는 특검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연루된 청탁 의혹 사건은 서울남부지검에서 수사하고 있다. 전 씨는 통일교 2인자로 불리는 윤 모 전 세계선교본부장으로부터 김 여사 선물 명목의 고가 목걸이와 명품 가방 등을 받고 김 여사에게 통일교 현안을 대신 청탁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의혹은 대가성이 없었다는 이유로 지난 2023년 무혐의 처분으로 종결됐다.

사건 수가 많은 데다 수사가 현재 진행 중인 사건과 종결된 사건이 혼재돼 있어 특검은 기록 검토 등을 통해 수사력을 집중할 부분을 선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경우 이미 관련자들이 유죄를 확정받은 바 있어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관계에 대한 검토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에 주어진 기간은 최장 170일이다.

특검은 임명된 날부터 20일간 직무수행에 필요한 준비를 하고, 준비기간 만료일 다음 날부터 90일 이내에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수사가 완료되지 않은 경우 30일씩 총 2차례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지난 12일 임명장을 수령한 민 특검은 다음 달 초까지 특검보 임명과 사무실 확보 등 특검 구성을 완료해야 한다.

민 특검은 전날(15일) 대통령실에 특별검사보 8명을 추천하며 본격적인 수사팀 구성에 착수했다. 추천 명단에는 검사, 판사, 변호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 특검은 "우선 장기간 내에 수사를 마쳐야 되기 때문에 수사 능력을 고려했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특검에서 특검보 임명을 요청하면 대통령은 5일 이내 임명 여부를 확정해야 한다. 김건희 특검은 4명의 특검보를 임명할 수 있다.

민 특검은 필요한 경우 파견검사 40명, 파견검사를 제외한 파견공무원 80명의 파견근무를 요청할 수 있다. 80명의 특별수사관도 임명할 수 있어 김건희 특검은 최대 205명의 '매머드급'으로 꾸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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