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낳아봤자 남자가 더 골치"…전세계 '남아 선호' 퇴조했다
이코노미스트 성비 분석…"한국 이제 완전 정상"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세계 곳곳에서 남아 선호 경향이 급속히 퇴조하면서 한국의 경우 현재 완전 정상 상태로 돌아왔다고 이코노미스트가 8일(현지시간) 분석했다. 그간 수백만 명이 여아라는 이유로 낙태됐지만 도리어 이제 부모들은 종종 여아에게 더 의지한다고도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여야 선별 낙태의 관행이 1980년대 후반 저렴한 초음파 기계 덕분에 태아의 성별을 쉽게 판별할 수 있게 되면서 처음 널리 퍼졌다고 밝혔다. 이에 의해 2000년에 태어난 아기 중 출생 시 자연 성비를 고려했을 때, 예상보다 무려 160만 명의 여아가 부족했다. 하지만 올해는 그 수가 2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 수치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자연성비에 비해 크게 성비가 불균형했던 국가들로 한국과 중국, 인도를 꼽았다. 한국은 1990년 115.7명이라는 수치를 기록했지만, 현재는 완전히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중국은 2006년 여아 100명당 남아 117.8명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작년에는 109.8명으로 감소했다. 인도는 2010년 109.6명에서 106.8명으로 감소했다.
여아 대량 낙태가 사라진 이유로 남성이 더 중요하고, 딸은 자라서 시집을 돌보기에 노후를 책임질 아들이 필요하다는 성차별적 사고가 점차 사라진 것을 들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아울러 여아 선별 낙태로 인해 많아진 남성들의 폭력이 완화될 것이라고 기대감도 피력했다. 그간 성비가 왜곡된 아시아 6개국에서 강간이 증가했던 것을 좌절한 젊은 독신 남성들이 더 폭력적이었음의 방증으로 들면서 남아선호가 사라지면 세계 많은 지역이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보았다.
더 나아가 일부 지역에서는 여아선호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 현상은 훨씬 더 온건해 부모들은 남아라는 이유로 남아를 낙태하지 않고, 아직 눈에 띄는 여아 과잉 출산을 보이는 큰 나라는 없다고 했다. 한 자녀만 원하는 일본 부부의 경우 여아를 강력히 선호하는 것, 미국과 스칸디나비아 국가에서는 첫 아이가 남아일 경우 여아를 낳기 위해 더 자녀를 낳을 가능성이 높은 것, 입양을 원하는 부부는 여아를 위해 더 큰 비용을 지불하는 것 등에서 이런 추세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여아를 더 선호하게 된 이유로 양육 용이, 노부모 돌보는 일 등을 들면서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이 현상이 "남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했다. 전 세계적으로 교도소에 수감된 사람의 93%가 남자이며, 학습적으로도 여아에 뒤지고, 고위직에는 남성이 과도하게 많지만 사회 밑바닥 남성들은 분노에 차서 방에 처박혀 있는 현실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여아를 더 선택하게 됐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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