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일주일째로 접어든 19일(현지시간) 양측이 서로를 향해 공격 수위를 끌어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격계획을 잠정 승인하고 최종 결정만을 남겨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스라엘은 이란의 또 다른 핵시설인 아라크 중수로를 타격했다.

이란은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하이파 등 주요 도시를 향해 탄도미사일 약 30발을 발사했고 이 과정에서 남부 베르셰바의 한 병원이 큰 피해를 입었다.

이란 국영TV는 이스라엘군이 이날 중서부 아라크의 핵 시설을 타격했다고 전했다. 이란 중서부에 있는 아라크는 이란 핵 시설인 IR-40 중수로와 중수 생산 공장 등이 위치해 있다.

중수로는 핵연료를 냉각시키는 과정에서 핵무기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플루토늄을 부산물로 생산한다. 이 시설은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외에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또 다른 경로가 된다.

사전에 아라크 주민들에게 대피를 경고했던 이스라엘 측은 이번 공격이 이란의 플루토늄 생산과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란 국영TV는 이 시설에서 사전 대피가 이미 이뤄졌으며 인명 피해는 없었고 방사능 유출 위험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아라크 중수로 외에도 나탄즈 인근 핵 시설 등 20곳 이상의 군사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응해 이스라엘 전역을 향해 수십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과 알자지라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공격으로 이스라엘 전역에서 최소 44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텔아비브와 인접한 중부 라마트간에서는 유치원 마당이 공격의 충격파로 피해를 입었고 홀론에서도 중상자 3명을 포함해 부상자 10명이 발생했다.

이스라엘 남부 베르셰바의 소로카 병원에도 탄도미사일이 떨어졌다.

병원 직원들과 환자들은 모두 대피해 있었으나 오래된 외과 병동이 미사일로 인해 크게 손상됐다. 엘리베이터가 파괴돼 환자와 의료진이 갇히는 등 혼란 속에서 부상자 이송이 지연되기도 했다.

다만 이란 측은 병원이 아니라 그 인근에 있는 이스라엘군 정보시설을 겨냥했다는 입장이다. IRNA 통신은 가브얌 기술 공원에 있는 군사정보시설이 표적이었다고 전했다.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지만 외교적 해결 노력도 병행되고 있다.

영국·프랑스·독일, 이른바 E3 외무장관들은 이란 측과 오는 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핵 협상을 실시할 예정이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과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이 유럽 측 대표로 참석하며, 이란 측에서는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나선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또한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협상은 미국과의 사전 조율을 거쳐 진행되는 것으로, 군사적 압박과 함께 이란에 외교적 퇴로를 열어두려는 수단으로 보인다.

이란 대통령 전용기를 포함한 정부 항공기 3대가 오만 무스카트에 도착한 사실도 확인됐다. 오만은 4월 이후 다섯 차례 열린 미국과의 핵 협상을 중재한 나라다. 이를 놓고 미국과의 핵 협상 재개를 위한 움직임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pasta@ueenq.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