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이란·이스라엘 충돌에 불안…트럼프 관심 뺏기면 어쩌나
젤렌스키 "우크라 올 요격 미사일 2만 발 이스라엘로"
우크라 매체 "러시아에 휴전 압력 줄어들 수도"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이란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충돌을 우크라이나가 불안한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중동 정세 악화로 이스라엘에 대한 원조가 증가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지원이 줄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이스라엘 지원을 우선하며 우크라이나가 뒤로 밀려났다며 우크라이나로 보낼 예정이던 요격 미사일 2만 발이 이스라엘로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에겐 큰 타격"이라면서 "하루에 드론(무인기) 300~400대를 상대하면 대부분 격추하거나 경로를 이탈시킬 수 있지만 일부는 (방어막을) 통과한다. 요격 미사일에 의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분쟁으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 역시 우크라이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석유 수출 수익 증가로 더욱 강해질 것"이라며 서방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를 제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스라엘 공습으로 이란의 드론(무인기), 미사일 생산 역량이 타격을 입었다면 러시아에 대한 이란의 무기 이전이 줄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앞서 성명을 통해 중동 정세를 우려 속에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이란은 중동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수많은 문제의 근원"이라면서 "이란 정권은 러시아의 불법적인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지원하며 우크라이나인 살해를 위한 무기를 러시아에 제공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오늘날 안보 위협을 극복하고 러시아, 이란, 북한 등 공격적 정권을 억제하기 위한 공동의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외무부는 다만 "지역 전체의 추가적인 긴장 고조는 위험하다"면서 "적대 행위 지속은 국제 안보와 세계 금융 안정, 특히 원유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키이우 인디펜던트(KI)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심을 우크라이나에서 중동으로 돌릴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이스라엘의 오랜 후원국이라는 점에서 백악관의 지정학적 우선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세르니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중동연구협회 전문가는 "미국의 이스라엘 군사 지원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얻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정세 악화로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 압박이 줄어들 거란 우려 역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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