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휘청인 제약·바이오, 기술이전 성과에 하반기 반등 채비
의약품 관세 부과 예고에 美 매출 높은 기업 출렁
유한양행 등 기술수출 업체 등 마일스톤 수익 기대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올 상반기 제약·바이오 업계는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미국발(發) 의약품 관세 부과 예고에 눈칫밥을 먹었다. 이에 더해 약가 인하 정책까지 발생하며 관련 업체의 주식도 출렁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기업들도 저마다 대응책을 세우고 있어 시장의 전망이 마냥 어둡진 않다. 특히 한 쪽에선 기술이전에 따른 수익도 늘어나고 있어 하반기에는 제약·바이오 시장이 더 활성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8일 업계 등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업계에 관세 위기가 엄습한 건 트럼프 대통령 취임부터다. 지난해 말 당선 때부터 관세 정책의 변화를 예고한 트럼프 대통령은 1월 취임 직후부터 폭탄을 꺼냈다.
결국 4월 초 한국에 25%의 상호 관세 세율을 적용했다. 이때 의약품은 부과 대상 리스트에서 빠졌다.
그러나 안도할 수 없었다. 곧바로 미국이 의약품을 품목 관세 부과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업계는 다시 혼란에 빠졌다.
의약품에 관세가 매겨질 경우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제약·바이오 기업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언급할 때면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SK바이오팜·대웅제약 등 관련 종목의 주가는 출렁였다.
이달 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자국 내 처방 약 가격을 낮추기로 하면서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미국에서 신약을 판매하는 기업들은 장기간 큰 비용을 투입해 신약을 만들었으나, 단가가 낮아지면 수익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갑자기 당장 미국 생산기지를 확보할 수 없어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관세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지만, 시장은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최근 정부가 미국이 의약품에 관세를 매길 경우 신속하게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히면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일부 회복된 모양새다.
국내 업체들도 당장 미국에 투자는 못하더라도 꾸준히 흐름을 지켜보며 대응법 마련에 고심 중이다. 의약품을 미국에서 직판하는 기업은 현지 마케팅 활동에 열을 올리고도 있다.
추후 미국의 관세 정책이 구체화하더라도 오히려 막연한 불확실성이 걷혀 주가 변동 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제약사와 굵직한 기술수출 소식도 호재다. 과거 성사했던 기술수출 계약의 연구 진전에 따른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 수익도 나온다.
2018년 미국 얀센에 폐암 신약 '렉라자'를 기술수출한 유한양행의 1분기 라이선스 수익은 4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6% 증가했다. 알테오젠과 ABL바이오도 기술수출 영향으로 1분기 실적이 개선됐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미국발 관세, 약가 인하 정책 등으로 제약·바이오 업계 상승에 한계가 있었지만, 향후 정책 내용이 확인되면 리스크 해소로 반등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비만, 항암제 등 신약 후보물질 기술수출 성과로 바이오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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